2018년 11월 4일, 성렴강림절후 24주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중심에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 사랑의 하나님, 11월의 첫 번째 주일에 저희를 부르셔서, 예배의 자리에 참여하게 해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과 떨어지는 낙엽들이 가을의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계절에, 주님의 온유한 음성에 취하고자 주님 전에 나왔사오니, 지치고 상한 심령을 어루만져 치유하여 주시고, 성령으로 저희와 함께 하셔서, 저희 예배가 주님의 영광을 높이 드러내는 예배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대속자가 되시고 구세주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하나님이여 우리가 주께 감사하고 감사함은 주의 이름이 가까움이라 사람들이 주의 기이한 일들을 전파하나이다. (시75:1)

 

 

  1. 특별한 기도제목

특별한 기도 제목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어떤 백혈병을 앓았던 환자에 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나에 대한 것이다.

정확히 8년 전, 나의 골수를 기증해 준 사람이 있다. 그 공여를 받은 사람이 다시 재발의 조짐이 보인다고 한다. 누군지, 이름도 성(姓)도 모르지만, 그가 다시 회복되어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그는 제 2의 인생을 살게 된 사람이다. 그 느낌이 어떨까?

완전한 회심으로 차원이 전혀 다른 사람을 사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하면 잠깐 달라지는 듯 하더니 곧바로 또다시 예전의 삶으로 되돌아가고 마는 사람도 있다. 아예 이런 것 조차 없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죽음의 위기를 겪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삶이 주어지면 정말 소중하고 귀하고 값지게 살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대다수, 어느새 결단과 각오가 희미해지고 흐릿해지기 일쑤다. 이것을 함부로 정죄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 수많은 인생의 과제와 수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8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행복했을까? 보람있는 일을 하며 살았을까? 나보다 남을 먼저 위하며 살았을까? 그 기간을 가치 있게 살지 못했다면 또다시 생명의 기회가 주어져도 마찬가지라거나 다시 건강을 회복하여 살만한 명분이 없다거나 하는 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누가 함부로 판단할 수 있으랴? 누군가의 좋은 아내, 엄마, 딸로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고귀하다. (누구를 생각해보라.)

오히려 이 질문은 자기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 자신에게 묻는 기회로 삼았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았는가? 목회자로서 신령하고 거룩하며 성숙한 삶의 길을 걷고 있는가? 가장 자신감 부족한 화두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그를 불쌍히 여기신다. 아직 삶에 대한 명령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생명이다. 그리고 저에게도 이처럼 부족한 사람에게도 천사들도 흠모할 만한 기회를 주셨다.

 

 

  1. 나에 대한 기도제목

저에 대한 기도제목을 말하기 전에 자랑을 하나 먼저 해야겠다.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다. 32기가짜리 용량이다. 작년 서울남연회에서 경품으로 받은 것이다. “원수의 목전에서 상을 베푸시는 하나님” 때문이라고 목사님들이 감탄했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32기가는 용량이 좀 작다. 사용에 제한적이다.

며칠 전 어느 모임에서 경품추첨이 있었다. 제일 좋은 경품이 신형 뉴 아이패드 128기가 였다. 하나님께서 제가 이것을 필요로 하는지 아셨는지,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도 있겠지만, 제게 주셨다. 경품에 당첨됐다.

목사님들이 부러워서 “김목사, 기도 많이 했나봐!” 말씀하더라. 그래서 내가 “부러워하면 지는 겁니다.” 응답했다.

 

‘흠모하다’라는 것은 이런 것 아닐까? 사전적인 의미는 ‘마음에 그리고 우러러 따르다.’라는 의미이지만 그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알기에, 나도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동시에 있다는 말이다.

 

저에 대한 기도제목은 이것이다. 이번 주에 건강검진을 하고, 적격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림프구를 그이에게 기증할 생각이다. 저의 골수가 그에게 들어갔기 때문에 저의 림프구를 수혈 받으면 골수들이 힘을 얻고 백혈병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 11월 29일 분당서울대 병원에 입원해서 30일(금) 시술에 들어간다. 이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기도해 달라. 예전에 골수기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심했다가 한동안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좀 더 건강에 힘쓸 생각이다. 그동안 운동을 하게 하신 하나님, 지방을 쫙 빼고 더 몸을 가볍게 하신 하나님, 나의 의지와 생각만으로는 어렵던데 분명 하나님께서 도우셨다. 그런데 다 뜻과 이유가 있었구나, 라는 확신이 든다.

  1. 성도는 예수의 피를 수혈 받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예수의 피를 수혈을 받은 사람이다. 예수의 피의 공로로 구원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사람들이다. 예수의 생명이 내 안에 들어와 힘과 능력과 권세가 되는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다.

 

바울을 보라. 그는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라, 누가 사망의 몸에서 나를 건져내랴.” 탄식한 바 있다. 자신의 곤고함, 인생의 헛헛함, 고루함, 허무… 누가 알랴. 자신만 안다. 이 곤고함 때문에 어떤 사람을 목숨을 져버리기도 한다.

그가 율법과 세상적인 눈으로 자신을 대할 때에는 아무것도 모르더니, 예수를 만난 이후에 그는 눈꺼풀이 벗겨졌다. 가식과 위선과 거짓의 눈꺼풀이었다. 그리고 이전의 그의 동료와 주변 인물들,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말들을 한다. 자신은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요, 죄인 중의 괴수라고 고백한다. 예전에 그를 알았고 친했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바울, 그가 어디를 봐서?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하는 시선이었다.

 

성령을 체험한 사람의 실존은 이렇다. 하나님 앞에 한없는 죄인이요, 스스로 조금도 구원할 능력과 힘이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죄로 인해 신음하고 고통당하며 결국에는 사망에 이르고 멸망할 존재라는 것 때문에 허무하기도 하고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복음은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예수님을 만나고 믿었을 때 어떤 변화와 고백이 찾아왔는가?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롬8:1-2)

 

인간의 윤리와 도덕과 의지와 노력과 공로로는 안되지만,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보혈 때문에, 사망과 멸망에 이를 존재가 생명과 구원을 얻게 되었다. 복음은 우리가 예수의 보혈로 생명을 공급받고 더 이상 죄와 욕망의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음을 깨닫고 사모하고 믿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백혈병 환자가 골수를 이식받고 살아나는 것처럼, 우리는 예수의 생명으로 이식받고 구원받은 존재이다. 이것을 믿으라. 이 복음이 이 아침 여러분에게 굳건한 믿음과 확신으로 자리하기를 우리 부활의 주님께서 바라신다.

 

 

  1. 말씀의 림프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믿음이 연약해지고 다시 옛적 삶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려고 하고,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보다, 세상의 재미와 기쁨으로 믿음의 눈이 흐릿해질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오늘 말씀에서 해답을 찾았다.

하나님의 말씀은 림프구와 같다. 림프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항체를 생산하거나 병원체를 제거하여 면역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이다. 골수에 림프구가 들어가면 골수가 힘을 회복하고 병을 이기게 한다. 약해진 면역체계를 튼튼하게 해주고 힘이 되어서 다시 정상인처럼 회복된다는 것이다. 이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세상의 유혹과 죄악을 이기며 믿음을 튼튼하게 해주는 힘과 권세가 있다.

 

1)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활력이 있다고 증거한다.

2) 하나님의 말씀은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다.

 

3)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의 생각과 뜻까지도 고치시고 치료하신다.

 

하나님은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독생자 아들 예수의 생명을 우리게 주신 분이다.

예수의 이름으로 구원받은 성도의 삶을 복되게 살기를 바라신다.

하나님의 말씀이 여러분의 심령속에 그리고 인생 속에 림프구와 같은 역할을 하기를 축원한다.

Leave a Comment

빠른 문의

이메일로 문의를 남겨주시면 빠른 시간 내에 연락드리겠습니다.

Not readable? Change text. captcha 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