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하지 않으며(고린도전서13:4, 삼상1:12-18)

시기하지 않으며(고린도전서13:4, 삼상1:12-18)

 

 

2017년 9월 17일

끊임없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으로 피조물을 인도하시는 사랑의 하나님, 거룩하게 구별된 주님의 날에 저희를 부르셔서, 예배의 자리에 참여하게 해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어깨를 움츠리게 하는 계절에, 마음을 잠근 자물쇠를 풀고 마음껏 주님을 호흡하기 원하여 주님 전에 나왔사오니, 주님이 주시는 새롭게 하심의 물결을 힘입어 영원한 생명의 채취로 물씬 적셔지게 하여 주시고, 성령으로 저희와 함께 하셔서, 저희 예배가 주님께 합당한 예배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대속자가 되시고 구세주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너희도 길이 참고 마음을 굳건하게 하라 주의 강림이 가까우니라.”(약5:8)

 

 

  1. 시기(猜忌)의 원천은 무엇인가?

유대인들의 민담이다. 어느 날 천사가 한 여자에게 나타났다.

“내가 너를 축복하겠다. 그리고 네가 원하는 친구 한 사람에게는 너에게 주는 것보다 갑절이나 주겠다. 소원이 무엇이며 어떤 친구에게 주기를 원하는가?” 말했다.

그러자 여자는 평소에 시기질투로 싫어하던 여자가 떠올랐다.

“천사님, 저의 소원은 이것입니다. 제 한 쪽 눈을 멀게 해주세요.”

 

이 여자를 어리석다고 말하기 전에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자.

 

오늘은 “사랑은…?” 세 번째, “시기하지 않으며”라는 내용으로 은혜를 나누려고 한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시기심을 말하는 속담일 텐데, 이런 마음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성 어거스틴은 그의 고백록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의 원죄를 설명하면서, 갓난아이가 자기의 엄마의 젖을 다른 아기가 물고 있는 것을 보자,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기가 배불리 먹고 남아 흐르는 젖을, 그것을 꼭 필요로 하는 배고파하는 아기와 나눠먹기를 싫어한다. 갓난아기가 어디서 이런 것을 배웠을까? 누가 가르쳐줬을까?

 

시기(猜忌)란 인간의 원죄로 일어나는 속성이다. 물론 우리의 죄가 모두 원죄로부터 일어나지만, 다른 죄들과는 달리 시기는, 학습되거나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일어나는 가장 원초적인 죄의 속성이다. 질투는 삼각관계에서 일어나는 시기(猜忌)를 말한다. ‘기’(忌)자는 마음 심(心) 위에 자기 기(己)자를 올려 놓은 모양이다. 그러니까 마음 속에 타인에 대한 배려나 관심이나 양보는 전혀 없고, 오로지 자기만 있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시’(猜)자는 개사슴록변(犭)에 푸를 ()자를 썼다. 큰 개가 짖어대는 모양이다.

 

 

  1. 시기는 인생을 불만스럽게 한다.

시기는 인생을 끝없이 불만스럽게 하고 괴롭게 만든다. 그의 주변 환경과 상황은 감사와 행복의 필요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두 회사가 있다. 똑같은 업무와 여건과 지위에 있는데, A회사는 300만원을 주고, B회사는 250만원을 준다. 그러면 어디가 더 좋은가? 여러분이라면 어느 회사를 택하겠는가? 그런데 A회사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보다 10만원 씩 더 받는다. 그런데 B회사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보다 10만원씩 덜 받는다. 그러면 행복감과 만족도는 어떨까? 대부분 A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불만족스럽게 여기고, B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만족스럽게 여긴다.

 

이 역시 인간의 원죄라고 할 수 있는 시기심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발생하는 것이다.

 

 

  1. 시기가 낳은 결과는 어떤 것들일까?

1) 개인과 가정을 불행하게 만든다. 좀 극단적일 수 있지만, 가인은 아벨을 시기했다. 하나님은 그 마음을 다스리라고 했지만, 실패했다. 동생을 죽였다. 요셉의 형들은 동생을 시기하여 애굽에 팔아넘겼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다시 요셉을 만나기까지 그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야고보서3:16, “시기와 다툼이 있는 곳에는 혼란과 모든 악한 일이 있음이라.”

 

2) 스스로 불행하게 만든다. 사울은 다윗을 시기함으로 끝없이 악신에 붙들려야 했다.

 

잠언14:30, “평온한 마음은 육신의 생명이나, 시기는 뼈를 썩게 하느니라.”

 

그가 왕으로 세워진 본분을 잃고, 다윗만 쫓아다니면서 길보아 전투에서 장렬하게 사망하고 만다.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도울 용감한 장수가 없었던 것이다. 유능한 사람을 잃었고, 스스로 파멸의 구렁에 빠져 들었다. 사실은 그 사이에 그의 뼈가 온통 썩어버렸을지도 모른다.

 

3) 뿐만 아니라 시기는 심지어 국가나 한 사회까지도 삼킬 수 있고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임진왜란 때 그랬다고 하지 않은가?!

 

한 무리의 정치인이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뭔가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정적을 제거할 계략을 짜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그들은 게를 잡고 있는 어부를 만났다. 어부는 게를 잡아서 바구니에 넣고 있었다. 그런데 바구니에는 뚜껑이 없었다. 한 정치인이 어부에게 말했습니다. “바구니에 뚜껑이 없군요. 그러면 게들이 다 도망칠 텐데요.”

그러자 어부는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아무 염려 없습니다. 이 게들은 정치인들과 비슷해서 한 마리가 기어오르면 다른 놈들이 곧 끌어내립니다. 다른 놈들이 올라가는 꼴을 보지 못하거든요.” 그러더라는 것이다.

 

시기에 대한 결과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 사람을 어리석게 만드는 것이다.

 

자기의 자랑과 번영을 드러내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이 없다. 왜냐하면 시기를 받고 모함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시기가 없도록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1. 시기를 극복하는 방법

먼저, 어떨 때 시기(猜忌)하는가를 잘 생각해보라.

어떨 때 시기심이 일어나는가? 흔히 자기보다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시기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니다. 그것은 부러워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실,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시기한다.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잘되는 것을 보면서 시기하는 것이다.

 

둘째, 평안을 빌고 축복하라. 저주하거나 음해하면 시기심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오면 어떡하겠는가?

 

옛날 평양의 냉면집에 성질이 고약한 점원이 있었다. 이 점원은 주인에 대해 잔뜩 불만이 있었다. 주인을 골탕 먹이고 냉면집을 망하게 할 셈으로 주인 몰래 고기를 두 점씩 썰어서 냉면 속에 집어넣었다. 재료비가 많이 들어 냉면집이 망할 줄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냉면집에서 냉면을 먹어본 손님들은 냉면 속의 고기에 입맛이 들고 좋아해 냉면집이 망하기는커녕 점점 장사가 잘 돼 큰 부자가 되었다. 이런 평양 냉면집의 전통이 지금도 남아 있어 냉면에는 두 점의 고기가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곁들여 있는 것이다.

전에 해드렸던 이야기다. 한 농부가 염소와 나귀를 기르고 있었다. 주인은 무거운 짐을 묵묵히 잘 나르는 나귀를 매우 사랑했다. 염소는 주인의 이런 태도가 못마땅했다. 염소는 시기와 질투를 느껴 나귀를 해칠 계략을 꾸몄다.

“나귀야, 너처럼 불쌍한 동물도 없을 거야. 주인은 네게 힘든 일만 시키니 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니. 내가 한 가지 꾀를 가르쳐주지.”

염소는 나귀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짐을 싣고 개울을 건널 때 자꾸 넘어지렴. 그러면 주인은 네 몸이 쇠약한 줄 알고 다시는 힘든 일을 시키지 않을 거야.”

나귀는 개울을 건널 때 일부러 계속 넘어졌다. 주인은 평소 건강하던 나귀가 넘어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의사를 데려왔다. 의사는 “나귀의 기력이 약해졌으니 염소의 간을 먹이면 금방 낫는다.”고 일러주었다. 주인은 즉시 염소를 잡아 나귀를 치료했다.

시기는 부메랑과 같다. 저주하면 저주가 돌아오고, 축복하면 축복이 돌아온다. 그러니 미움으로 저주하려고 하기 보다는 축복하라.

 

 

  1. 브닌나와 한나의 대처법

셋째, 오늘 말씀의 핵심이다. 하나님께 기도와 간구로 나아가라. 시기하고 질투할 필요가 없다. 복주시고 상주시는 이는 하나님이시요, 인생을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요,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와 간구에 응답하시는 분이시다.

 

엘가나에게 브닌나와 한나 두 아내가 있었다. 브닌나는 자식이 있었는데, 한나는 자식이 없었다. 이 때문에 갈등이 발생한다. 삼상1:6절은 브닌나를 한나의 적수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브닌나가 한나를 심히 격분시켰다고 말씀한다. 둘의 갈등 속에 누구 편을 들 수 없다. 양쪽 다 들어봐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나는 괴로웠다. 7절을 보면, 한나는 울고불고 하며, 식사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가 브닌나를 시기하지 않았다는 말을 성경이 명토하고 있진 않지만, 그의 행함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시기심을 갖는 대신, 10절-11절을 보라, 하나님께 자신의 괴로움을 통곡하며 부르짖고 있다. 어쩌면 브닌나가 한나를 시기했을지도 모른다. 6절에 브닌나가 한나를, 7절에도 브닌나가 한나를 격분하게 만들었다. 무엇 때문에 시기했을까? 4절에 보면 브닌나와 그의 모든 자녀에게 제사드리는 날 제물의 분깃을 주었다. 남편 엘가나는 한나에게는 갑절로 주었다. 그 자녀가 있다면 응당 받았을 몫을 챙겨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배려했다. 브닌나 입장에서는 자신의 처지가 한나보다 나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엘가나가 한나를 더 챙기는 줄 알고 시기하는 거다. 앞에서도 말하지 않았는가? 시기심은 주로 자기보다 처지와 상황이 더 안좋은 사람에 대해서 갖게 되더라고 말이다.

엘리 제사장이, 한나가 술에 취해 그런 줄 알고 나무랐을 때(14절), 15-16절을 보라, “나는 마음이 슬픈 여자라. 포도주나 독주를 마신 것이 아니요, 여호와 앞에 내 심정을 통한 것뿐이오니, 당신의 여종을 악한 여자로 여기지 마옵소서. 내가 지금까지 말한 것은 나의 원통함과 격분됨이 많기 때문이니이다.” 털어놓는다.

마음의 괴로움을 시기심으로 풀어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토로하고, 하나님께 간구했다. 물론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고 사무엘이라는 훌륭한 인물을 갖게 하셨다.

 

여러분 기억하라. 시기심으로 내게 얻어지는 유익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기도와 간구로 얻어지는 것은 측량할 수 없다. 시기심은 자신의 뼈를 상하게 만들고, 삶의 자리나 상황을 어지럽게 만들지만, 기도와 간구는 영육간의 강건함을 주고, 소망있는 믿음을 주며, 하나님의 은혜가 성취된다. 그래서 야고보서4:2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너희는 욕심을 내어도 얻지 못하여 살인하며, 시기하여도 능히 취하지 못하므로 다투고 싸우는도다.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이다.”

 

시기하여도 능히 취하지 못하고 다투며 싸우지만, 기도하고 간구함으로 응답받는 여러분의 삶이 되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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